비트코인(BTC)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 자칭하는 인물이 또 등장했다.
이번에는 영국 거주 파키스탄인 제임스 칸으로 “비트코인 분실 뒤 쪽팔려서 잠적했지만, 책임 위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없어 업계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19일 오전 5시(한국 시간) 그는 자신의 웹사이트 ‘사토시 나카모토 르네상스 홀딩스(Satoshi Nakamoto Renaissance Holdings, SNR)’를 통해 본인의 정체와 비트코인의 기원에 대한 증거를 공개했다.
제임스 칸은 어린 시절 이름이 파키스탄 이름 ‘샤이코(Shaikho)’였다. 그는 파키스탄 알카이르(Al-Khair)대 석사과정 졸업했고, 2011년부터 영국 의료보험기구(NHS)에 근무중이다.
그는 컴퓨터과학자로 비트코인의 개념과 구조를 설계했으며 ‘샤이코’와 ‘나카모토’라는 지인의 이름을 활용해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이름을 지었고 비트코인의 경우 IT 용어인 비트를 차용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도와 비트코인을 개발한 핵심 개발자는 2014년 루게릭병으로 사망한 ‘할 피니’라고 밝혔다.
비트코인의 명칭은 BCCI(Bank of credIT and COmmerce INternational)라는 중동은행의 명칭에서 따왔다. 그 기원은 중앙정부에 독립된 전자화폐를 만들고자 결심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했다.
유나이티드 뱅크 리미티드(UBL)에서 27년간 근무한 아버지로부터 UBL 창립자 ‘아그하 핫산 아베디’가 어떻게 금융 시스템을 변화시켰는지 들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비트코인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정작 관심을 모은 자신에 대한 증명은 실패했다. 2009년 원격 컴퓨터와 자신의 노트북으로 비트코인을 채굴해 98만 비트코인를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했지만, 정작 하드드라이브가 망가져서 잃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메일은 계정이 해킹당하면서 모두 잃어버렸고, 98만개 비트코인은 하드드라이브가 망가져서 잃어버렸고, 내가 스스로를 밝히려 한 적이 없어 디지털 서명은 애초부터 없었다.”
암호화폐 매체들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입증할 수 없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스스로도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근거는 없다고 인정했다.
비트코인 커뮤니티들은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우선 디지털 서명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과 비트코인 백서로 불리는 나카모토 사토시의 2008년 논문 '비트코인: P2P 전자화폐 시스템'(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에 적힌 이메일 역시 해킹을 당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CCN은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반응이 냉담하다고 소개하며 그럴듯한 주장일 뿐 증명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했다.
라이트 코인의 창시자 찰리 리는 트위터를 통해 “허황스런 이야기는 소용없다. 제네시스 키로 서명된 메시지가 없다면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제임스 칸의 글에 대한 무성한 추측과 의문이 제기 중에 이 웹사이트 게시물에 ‘타불라 라사(Tabula Rasa)’라는 어너카코인(AnnurcaCoin)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언급되고 있다는 점에서 노이즈 마케팅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개발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2009년 최초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개발했다. 개발자 본인은 자신이 1975년생의 일본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그의 정체는 베일에 싸여있어 끊없는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크레이그 라이트(Craig Wright) 등이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했지만, 역시 이를 증명하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