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세안익스프레스 전창관 기자] 과밀 수용시설로 악명 높은 태국의 교도소에서 닷새 동안 978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다.
16일 현지 언론매체 쁘라차찻투라낏 등에 따르면, 지난주 초 방콕 교도소에서 발생한 남성 수감자 1960명과 방콕 여성 감호소 수감자 1039명 외에 잇따라 치앙마이 교도소 3929명, 크렁 쁘렘 교도소 1016명, 톤부리 교도소 1725명, 차청사오 교도소 43명 중앙재활 감호소 12명 그리고 논타부리 교도소 59명 등 모두 9783명이 확진된 것으로 밝혀졌다.
12~16일 사이에 8개 교정시설의 수감인원 37291명의 26%에 달하는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과밀' 교도소서 코로나19 확진자 '둑'이 터진 셈이다.
지난해 9월기준 태국에는 총 38만명의 재소자가 전국 143개의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 태국 남부 뜨랑 교도소가 수용 기준치 대비 2.69배에 달하는 초 과밀도를 보였다. 그 뒤를 이어 동북부의 깔라신 교도소 2.67배, 동부의 사깨우 교도소 2.31배 등의 극심한 과밀 현상에 놓여있다. 마약 사범 급증이 교도소 과밀화의 주요인으로 수감자의 과반수 이상이 마약 관련 범법자이다.
태국 내 다수의 교도소들이 지나친 과밀도로 수감자들이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지나치게 손상당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지난해 3월 부리람 교도소에서는 수감자 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있다는 소문이 돌아 교도소의 과밀공간에서의 감염을 크게 우려한 재소자들이 집단 방화와 폭동까지 일으키며 탈출을 시도했다. 약 100여 명의 재소자가 교도소 내 식당과 면회소에 불을 지르며 교정당국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11명의 수감자가 탈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태국교도소는 세계적으로 과밀 수용 교도소로 악명이 높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의 브래드 아담스 아시아 지역 담당위원은 "심각한 과밀환경 하에 운영되는 태국 교도소와 그 외 구금시설들이 코로나-19 확산 집단감염 위험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를 방지키 위해 철저한 방역과 의료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경미한 범죄로 인한 수감자들을 적절한 관리 감독 시스템을 갖춘 상태에서 석방하는 작업이 수용시설 과밀도를 줄이기 위해 중요하다"고 권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태국 교정국 측에서 EM(Electronic Monitoring) 시스템을 활용한 발찌를 채워 경범죄자들에 대한 가석방을 추진하고 있는 등 전전긍긍하는 상황에서 이번 재소자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가 터진 것이다.
태국의 교도소에 3번이나 수감된 적이 있는 태국의 한 정치인은 불과 4 x 10m 크기의 감방에 60~70명 정도가 수감되어 1㎡ 당 2명 정도가 수용된 상황을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이런 콩나물시루 같은 과밀 수감환경을 볼 때, 16일 현재까지 알려진 교도소 집단감염 확진자 9783명 외에 추가로 수감시설에서 집단감염 확진자 사태가 발생할 여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태국은 16일 기준, 2032명의 확진자와 24명의 사망자가 나오면서 누적 확진자 10만 1447 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확진자 10만 명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