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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제2차 코로나 진정세 접어들자…곧바로 반정부 시위 격화

시위지도자 4인 보석 기각되자 대규모 가두집회 재촉발...시위대와 경찰 수 십명 부상

[방콕=아세안익스프레스 전창관 기자] 지난해 9월에 벌어진 반체제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시위지도자 4인에 대한 보석이 기각되자 태국 반정부 시위사태가 다시 대규모 가두 시위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이번에 구속 기소된 피의자 4명 중 펭귄 파릿 치와락 씨는 집회와 시위 관련한 법률 규정 위반 외에 최고 징역 15년까지 처해질 수 있는 왕실모독죄까지 피의 사실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마띠촌 등 태국 유력 언론매체에 따르면, 지난 9일 태국 검찰이 이들 4인을 구속 기소한데 이어 보석마저 법원에 의해 기각되자 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13일 방콕 민주기념탑 앞에서 벌어졌다.

 

 

시위대는 왕실모독죄 폐지와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는 메시지 등이 적힌 초대형 붉은색 현수막(30미터X 30미터)을 방콕의 민주기념탑에 휘감아 올리는 행사를 개최한 후 왕궁 방향으로 행진했다.

이날 시위는 '구속된 시위주도자 4인의 석방'과 '형법 112조(왕실모독죄)를 폐지할 것'을 요구하며 오후 3시 경 평화롭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시위행렬이 왕궁 근처로 이동하면서 2대의 물대포와 철제 바리케이드로 저지선을 구축한 진압 경찰과 충돌하면서 양상이 바뀌었다.

 


보이스 TV등의 온라인 매체들이 시위진압 과정에서의 경찰 진압봉 과잉사용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게재했다. 시위대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페인트 세례, 폭죽, 연막탄 등을 진압 경찰을 향해 투척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20여명과 다수의 시위대를 포함해 수십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가두시위 행렬은 코로나 2차 확산사태로 소강상태를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주 들어 다시 재개되고 이번에는 급기야 왕궁 앞 광장 근방까지 진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위대 측은 '총리퇴진, 군부 제정 헌법에 대한 개정, 왕실개혁'을 주장하는 가운데, 방콕 특별 구치소에 수감중인 펭귄 파릿 치와락, 아논 남파, 솜욧 프륵사 까셈숙,  빠띠왓 사라이옘 등 시위지도자 4인의 즉각적 석방을 요구했다.

 

또한, 저녁 무렵 시위대가 해산되는 과정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시위 현장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라차담넌 끌랑 로드에 위치한 맥도널드 매장 앞길에서 오토바이에 탄 정체불명의 괴한이 귀가하던 시위대열을 향해 권총 1발을 발사해 B씨(17)가 발에 총을 맞고 인근 아라파야반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다. 

 

총격을 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거동 수상자를 시위대 호위대원들이 옉판파 거리 부근까지 추격하는 과정에서 다시금 총탄 1발이 발사되어 시위대 호위대원 M씨(17)가 복부에 총탄을 맞고 인근 중앙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을 가한 범인은 현장에서 시위대 호위대원들에게 체포되어 경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증거물로 권총 1정을 압수했으며 사건의 진상을 조사중에 있다.

콤찻륵 신문 보도에 의하면, 시위진압 경찰 20여명이 부상을 입고 경찰병원에서 치료중이다. 에라완 인명구조센터 측은 시위대 부상자 중 5명이 경찰병원, 미션병원 그리고 빤야병원 등에서 치료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번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민중연대 측의 아타폰 브어팟 대변인은 구속 수감된 시위 지도자 4인을 즉각 석방치 않을 경우, 20일에 더 큰 규모의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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