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세안익스프레스 전창관 기자] 국회가 개헌안을 부결시키자 1만 여명의 시위대가 18일 방콕 시내 최중심 상업지대인 라차쁘라송 거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앞서 17일 태국 국회의사당 앞 개헌촉구 시위 중 발생한 부상자에 대한 고무탄-실탄 사용 여부에 대한 시위대와 경찰 간의 여론 공방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태국 현지 매체인 쁘라차찻 등에 따르면, 시위대 진압 과정에서 55명이 부상했다. 이 중 6명은 부상의 원인이 고무탄인지 실탄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총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상자들은 시위 현장 인근 와시라 파야반 병원 외에 프라몽꿋 병원, 라마 9병원, 랏위티병원 등에 분산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
시위형태와 진압과정도 격렬한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18일에는 최루 성분의 화학제를 탄 물대포와 최루탄이 시위진압에 사용되는 과정에서 시위대와 왕당파 옐로우셔츠 측과의 투석전까지 벌어졌다.
삐야 따윗차이 태국 경찰청 부청장은 “경찰은 어떤 종류의 고무탄 또는 실탄도 사용하지 않았다. 시위진압에 투입된 경찰병력이 총탄류를 휴대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위대 측은 트위터를 통해 실탄 또는 고무탄 충격인지는 불분명한 탄흔 상처를 공개하며 "왕당파 옐로우 셔츠 측 방향에서 발사된 탄환에 의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물대포 세례를 막기 위한 시위대 측의 바리케이드 설치물로 워터 파크 물놀이용 대형 러버덕 오리 고무보트가 등장했다.
그간 홍콩 시위의 상징물인 '노란 우산'을 태국 시위대가 도입해 사용한 것에 이어 '노란색 러버덕 오리 고무보트'를 물대포 막이용 도구로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노란색이 상징인 왕당파 옐로우 셔츠 측과 시위대를 무력진압하는 공권력을 조롱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편, 19일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아누차 부라파 차이시 대변인이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시위 사태상황이 호전되지 않은 채 국민 간 분열을 심화시키고 점차 격렬해짐에 따라 국가와 왕실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면서,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서라도 법률 내 규정된 모든 수단과 적용 가능 법조항을 총 동원해 불법 시위를 엄단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시위대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는 25일 왕실자산 운영국 앞에서 '총리 퇴진, 군부제정 헌법 개헌, 군주제 개혁'에 대한 대규모 시위를 이어 나갈 것을 발표한 바 있다.
'강대강' 일촉즉발의 시위정국에서 향후 시위가 더욱 극한적 대립 양상으로 변모할지 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