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세안익스프레스 전창관 기자] 태국의 반정부 시위 개최 장소가 ‘민주기념탑-국립 탐마삿 대학교-왕궁 앞 광장- 왕실 추밀원’ 등의 방콕의 국가기관으로 이어지며 급기야 24일에는 방콕의 짜오프라야 강변 옆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앞에서까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태국 해군이 시위 군중으로 인해 국회의원들이 의사당 안에 고립될 시에 대비, 국회의원들을 대피시킬 군용함정까지 준비시킨 사실이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상원과 하원이 모두 개회 중인 상태에서 짜오프라야 강변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앞으로 시위대가 집결하는 과정에서 시위군중이 국회의사당을 에워싸고 해산치 않을 경우, 의원들이 차량을 이용해 정문 방향으로 빠져 나올 수 없는 상황 촉발에 대비한 준비였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민의의 현장에서 도피하기 위해 해군함정까지 동원할 수 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종일관 시위 군중에 섞여 자리를 함께한 단 한 명의 국회의원은 군소정당인 까우 끌라이 당의 피타 립쩌른 하원의원뿐이었다.
태국 주요 언론 매체인 내우나와 마띠촌 등의 보도에 의하면, 이날 국회의원들의 피신용 해군함정 동원은 국회의사당 앞 개헌투쟁 시위 과열로 인해 국회의원과 사무처 직원들이 의사당 안에 고립될 경우에 대비하여 국회사무국 측이 해군작전본부 측에 요청해 이루어졌다.
긴급상황 발생시 의사당 후문 방향 선착장에서 짜오프라야강의 수상로를 통해 의원들이 피신할 목적으로 동원된 해군 함정은 총 6척이었다. 이와 더불어 시위대가 강쪽에서 배를 타고 접근해 올 것에 대비해 2척의 경찰순시선도 국회의사당 경비 업무에 동원됐다.
이 날 시위를 주도한 아논 인권변호사는 “상원을 독재권력의 산물"이라고 주장하며, "총리가 제정한 법에 의해 예전에 없던 상원의원의 총리 투표권이 시행되고 있기에 개헌과 함께 총리 퇴진과 상원해산이 이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최측 추산 3000명을 헤아리는 시위대 중 일부는 국회의사당 정문을 봉인 스티커로 붙이는 코스프레를 시연했다. 한 여성시위대는 경찰 병력이 막아 봉쇄한 국회 정문을 넘는 과정에서 의사당 쪽으로 실족 추락해 부상을 입기도 했다.
태국은 방콕을 중심으로 강과 수로가 전국적으로 발달한 나라다. 총연장 372Km를 흐르며 방콕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짜오프라야 강은 보트나 페리선 외에 바다로부터 내륙으로 물자를 운송하는 대형 바지선까지 운항되고 있다.
방콕의 대동맥인 수운 인프라를 발달시켜온 짜오프라강 방어는 전통적으로 해군 군사력이 담당하고 있어서 강변에 해군 경비함정과 해군 군부대가 주둔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