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세안익스프레스 전창관 기자] '관광국가' 태국이 코로나19로 해외 유입 여행객이 -66.15%까지 급감하자 국내 상주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내수관광 진흥책을 내놨다.
태국은 코로나19 국내 감염 확진자 제로 상태를 73일째(8월 6일 기준) 이어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팬데믹 현상에 따른 해외 관광객 입국 불허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태국 관광체육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비상사태로 말미암아 2019년 상반기 대비 2020년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 입국자 수가 무려 -66.15% 줄었고, 관광수입은 -65.15%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국민 총생산의 19.7%를 차지하는 관광연계산업이 해외 유입 여행객 급감으로 큰 타격을 받자 국내에 상주하는 200만명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 수입원 확대정책을 선보였다.
우선 내·외국인을 이원화한 차별적인 관광지 입장료를 부과해오던 놀이공원, 유적지, 박물관, 국립공원 과 상당 수 호텔, 골프장 등의 이중가격 운용 관행을 폐지하기로 했다. 즉각적인 실행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는데 국·공영시설은 물론 사유 여행설비까지도 적용대상에 포함된다.
태국의 쁘라차찻 투라낏 등 언론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태국 내에 거주 중인 200만 여명의 노동허가증 소지 외국인과 그 가족을 주요한 관광 수요처로 삼은 내수관광 진흥책의 일환이다.
피팟 관광체육부 장관이 쁘라윳 총리에게 건의하는 절차를 거쳐 곧 세부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태국은 유명 관광지와 여행 편의시설 등에서 태국 상주(거주) 외국인의 경우 관광 목적 외국인과 동등하게 내국인 대비, 2배에서 심지어 10배에 이르는 고액의 '바가지' 입장료를 징수해 원성을 받아왔다.
태국 관광의 상징물인 에메랄드 사원 입장료의 경우, 내국인은 무료입장인 반면 외국인은 1인당 500 바트(약 1만9000원)를 부과한다. 이뿐 아니라, 방콕의 사파리 월드라는 개방형 동물원(Open Zoo)은 성인 1인 내국인 입장료가 680바트(약 2만 6000원)이나 외국인 성인 1인 입장료는 1500바트(약 5만 7000원)에 달한다.
입장권 구매 창구의 가격안내 표지판에 내국인 입장료는 태국문자와 타이 고유숫자로만 적어놓는다. 외국인 입장료의 경우 영어와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해 놓는 방법으로 아예 외국인들이 내국인 입장료는 인지할 수조차 없게 해놓은 곳들이 허다하다.
이처럼 '눈가리고 야옹격'인 가격 표시판을 내걸어 외국인은 아예 자신들이 태국인 대비 훨씬 비싼 입장료를 징수당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알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때문에 내-외국인 입장료 차별 관광지의 가격정책에 대해 반감을 가진 외국인들이 행동에 나서기도 한다. 태국 내 여행지 곳곳에서 목격한 입장료 차별 가격표시판 사진을 찍어 공유하며 분개를 터트리는 '2Price Thailand'라는 페이스북 홈페이지까지 생겨났다.
윳타삭 관광청장은 “해외로부터 외국인 여행객이 유입될 팬데믹 상황 호전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동안 태국 내 상주하는 외국인의 경우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지 곳곳에서 차별 요금을 적용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상주 외국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증빙을 제시할 시 내국인과 동등한 관광지 입장료를 지불케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태국은 2019년에 내국인을 대상으로 1조800억 바트(약41조2020원)의 관광 수입을 올렸다. 외국인 여행객을 통한 관광수입은 무려 1조9300억바트(약73조 6295억원)에 달했다.
세계 관광여행협회(World Travel & Tourism council)에 의하면, 태국은 2019년에 연간 4000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여행객 입국자 수를 기록해 국민 총생산의 19.7%를 관광연계산업에서 벌어들였다. 입국 여행객 수 순위는 1위 중국(27%), 2위(말레이시아(10%), 3위 한국(5%), 4위 라오스(5%), 5위 일본(4%)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