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태국, "설탕세 안올린다"...코로나19발 경기침체에 한 발짝 후퇴

올해 예정된 10월 1일 '설탕세' 인상...업체와 국민 부담 고려 1년 후로 연기

[방콕=아세안익스프레스 전창관 기자] 음료수에 들어가는 '설탕세(당분세)' 인상을 추진하며 설탕과의 전쟁에 나섰던 태국이 올해 10월 1일로 예정된 인상 일정을 1년 후로 연기하며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태국 언론매체 더방콕인사이트 등의 27일자 보도에 의하면, 설탕세는 2017년 9월에 처음 인상할 때 매 2년마다 재차 상향 조정키로 예정되어 있었다. 

 

2019년 2차 인상을 거쳐 올해 10월 1일부로 3차 인상이 예고되어 있었다. 하지만 인상 시기를 2022년으로 1년 연장키로 결정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경제 침체로 타격받고 있는 음료업체에 대한 지원책 겸 국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줄여주려는 목적이었다. 아컴 떰피타야 재무부 장관의 발의와 국무회의 승인을 거쳐 결정됐다.

 

 

 설탕세는 설탕이 포함된 비중에 따라 소비세를 차등 부과하는 세금이다. 비만, 당뇨, 고혈압 등의 원인인 설탕 섭취량을 줄이기 위한 정책으로 도입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저당 열풍'이 불며 영국, 멕시코, 핀란드 등 많은 국가에서 시행 중이다.

 

아세안 국가 중 태국이 최초로 설탕세를 도입한 이유는 뭘까.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성인의 하루 평균 설탕 권장량은 25g이다.  태국 국민의 하루 평균 설탕 섭취량은 104g으로 4배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태국의 비만율은 아세안 국가 중에서 2위다. 300만 명에 달하는 당뇨환자에 대한 의료보험 재정 지출이 연간 480억 바트(약 1조 7112억 원)에 달해 국가적 재정부담 가중과 사회비용 지출을 초래한다는 점도 감안됐다.

 

태국 설탕세의 세액은 설탕의 함유량에 따라 차등 설정되어 있다. 태국 음료시장 수요를 과점하는 100㎖당 설탕 함유량 10g 이상~14g 미만인 가당음료의 경우, 현행 리터 당 1.0바트(약 36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당초 올 10월 1일 자로 3.0 바트(약 72원)가 인상되어 해당 당분량 대역의 음료제품 소비자 가격이 약 10 % 상승할 전망이었으나, 인상시기가 1년 후로 조정됨에 따라 가격 상승 요인이 소멸된 셈이다.

까시껀 리서치 센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태국 음료시장의 규모는 약 4490억 바트(약 16조 69억원)로 전년 대비 약 0.4% 축소세를 보이며 지난 2년 연속 수요 정체를 보이고 있다.

 

태국 펩시콜라는 2년 전 하반기부터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최상의 맛(Maximum Taste...No Sugar)'이란 마케팅을 전개하며 무설탕 라즈베리 콜라를 호주에 이어 태국에서 출시하기도 했다. 설탕세를 피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관련기사

포토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