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백범 김구 선생 중손녀가 태국 최대 재벌 CP그룹의 맏며느리가 되었다.
김구 선생의 손자 고(故) 김휘 씨의 차녀와 태국 재계 서열 1위인 CP그룹(Charoen Pokphand, 차런 폭판드 그룹) 수파낏 치라와논(Sooparkij chearavnont) 회장의 장남이 부부가 되었다.
CP그룹 관계자는 “지난 26일 태국 수도 방콕의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28일 밝혔다.
CP그룹은 식료품, 농업, 사료, 오토바이, 금융, IT, 무역, 플라스틱, 제약, 부동산, 유통, 통신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사료 생산업체인 식품기업 CP푸드를 비롯해 25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가진 태국의 대표적인 통신회사 트루(True)와 1만1000여 곳의 태국 세븐일레븐 등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그룹 매출이 650억 달러(87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두 사람은 양가 어머니의 오랜 친분을 바탕으로 미국 유학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오다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신랑 어머니도 한국계다. 역시 미국 유학 당시 수파낏 회장과 만나 결혼한 마리사(marisa, 57, 한국명 강수형) CP그룹 특별고문이다. 마리사 특별고문은 서울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1982년 미국 뉴욕대로 유학을 떠나 금융과 국제경영을 전공했다. 유학 중 수파낏 회장과 만나 결혼했다.
CP그룹이 한국에 우호적이고 한국 기업과의 협업에도 적극적인 그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로 한국과 태국의 경제 및 문화 교류와 협력을 위해 물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신부 어머니는 고 한상태 전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의 딸이다. 이로써 CP그룹은 2대에 걸쳐 한국 신부를 맞이하게 됐다.
결혼식에는 한국과 태국 측 하객 10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태국 왕실에서도 축하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신랑 케인(Kane) 치라와논 대표는 스위스 금융회사에서 일하다가 현재 CP그룹이 운영하는 대형마트 마크로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신부는 미국 웰즐리대를 졸업하고 싱가포르의 IT기업에서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구 선생의 가계도?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은 부인 최준례 여사와의 사이에 2남 3녀를 두었다. 하지만 딸들은 유년기에 요절했다. 장남 김인씨 또한 1945년 29살의 젊은 나이에 폐병으로 사망했다.
이에 현재 선생의 후손은 장남 김인의 딸이자 장손녀인 김효자씨를 제외하면 전부 차남 김신씨의 자손들이다.
백범의 차남 김신씨는 선생 생전에 아버지를 도왔고 그 후로도 6대 공군참모총장과 국회의원, 교통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김진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 김휘 전 나라기획 이사, 김미 등 3남 1녀를 뒀다.
김신씨의 자녀 3남 1녀 가운데 삼남이자 26일 결혼한 신부의 아버지인 고 김휘씨는 나라기획 이사와 멕켄 에릭슨 상무를 거쳐 광고대행사 에이블리 대표를 지냈다. 신부 어머니는 고 한상태 전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의 딸이다.
태국 재계 서열 1위인 CP그룹은?
태국의 재계 1위 대기업이자 태국만이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식품기업이다. 1921년 중국 남부 광둥성 동부 산터우(汕头)에서 태국 방콕으로 넘어온 창업주 쎼궈민(谢国民)이 종자 가게로 시작한 것이 시초다.
지금은 태국내에서 식료품, 농업, 사료, 오토바이, 금융, IT, 무역, 플라스틱, 제약, 부동산, 유통, 통신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CP그룹 회장은 포브스 세계 171위의 부자를 기록하고 있다. CP 그룹은 태국, 홍콩, 상하이,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