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세안익스프레스 전창관 기자] 오는 7월 3일은 '세계 일회용 비닐봉지 안쓰는 날'이다. 이 시점에 맞춰 태국 주요 플라스틱 봉지 제조회사가 종이 식품용기 사업비중 강화 전략을 발표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비닐봉지 천국' 태국에서 연산 9600톤 규모의 폴리프로필렌 (PP)과 고밀도 폴리에틸렌 (HDPE) 플라스틱 포장재를 생산하는 타이 플라스틱산업(주)는 투자자 설명회에서 종이 식품용기 제조력을 증강시켜 나갈 것을 강조했다.

태국 증권거래소(SET Thailand)에 따르면, 22일 타이 플라스틱산업(주)는 종이 식품용기의 생산증강 및 판매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1차로 현재의 연간 1200만 개 규모의 종이 식품박스 연산능력을 3100만 개로 증강시켜 나갈 예정이다.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요식업체와 슈퍼마켓의 포장주문과 배달용 제품 라인업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함과 동시에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견되는 종이식품 포장재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지구인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비닐봉지가 1분당 무려 100만 개 수준이다. 플라스틱은 분해하지 않고 바다로 흘러간다. 미세한 조각으로 쪼개져 바다 생물과 동물의 몸속에 축적돼 결국 사람 몸속으로 침투한다.

'세계 일회용 비닐봉지 안쓰는 날'이 생긴 것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편리하지만 무심코 쓰는 비닐봉지가 상상 이상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경고다.

아피랏 티라루찌논 타이 플라스틱산업(주)의 경영혁신 부문 부이사는 "2020년까지 전무했던 종이 용기에 대한 생산을 올해부터 시작했다"면서 "아직은 식품 포장용 박스와 종이컵 등 일부 종이 용기 라인업만 제조하기 시작했지만, 현재 거래선들이 중국산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종이 접시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종이용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제조 로드맵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에만 식품 포장용 종이박스 제조기계 6대와 자동포장 기계 설비 2대를 증설했다. 

현재 기준으로 시장과점 상태이자 주력 생산품인 폴리프로필렌 (PP)과 고밀도 폴리에틸렌 (HDPE) 플라스틱 포장재의 제품 다양화에 대한 연구개발 능력을 증대시킴과 더불어 종이식품 포장재 분야를 동시에 강화해 식품용기 시장을 포석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타이 플라스틱산업(주)는 2020년까지 전무하던 종이 식품용기 제조력을 갖추기 시작한 상황에서 2021년 전체 수출 매출액의 8%를 종이 식품용기로 대체할 예정이다. 현재는 주력상품인 플라스틱 봉지 포장재와 식품 포장용 비닐의 수출 매출액 비중은 각각 82%와 1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타이 플라스틱산업(주)의 종이식품 포장재 매출확대 시도가 종이 포장재 사용의 불모지이자 비닐봉지 천국으로 알려진 태국에서의 종이 식품포장재 사용 확대에 대한 시금석의 일환으로 비춰지고 있다.

태국은 코로나 사태가 본격 발발하기 직전 시점인 2019년 초에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로드맵 2018-2030'을 발표해 2027년까지 100% 재활용 플라스틱만을 제조 판매케 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가피한 포장 배달음식 이용이 급증해 규제의 끈이 대폭 느슨해진 상황이다.

태국은 세계에서 6번째로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이 심한 국가다. 태국 정부의 관리로드맵 플라스틱 규제 1단계(2018~2019년)에서는 플라스틱 병뚜껑 씰 사용 중지, 산화분해성 플라스틱 규제, 미세 플라스틱 함유 건강 및 뷰티 제품의 제조, 수입, 유통이 금지됐다.

규제 2단계(2020~2022년)를 통해서는 두께가 35마이크론 미만인 비닐봉투의 사용이 단계적 사용 감소 단계를 거쳐 2022년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될 예정이었다. 플라스틱 컵-빨대-스티로폼 식품 용기의 사용이 감축될 예정이었다.

 태국은 현재 6900만 명의 인구 1인당 하루 약 8개 내외의 플라스틱 비닐봉지를 소모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하루에 사용되는 비닐봉지 소요량이 약 5억 500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