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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총리후보 1위 탁신 딸...출산 이틀만에 긴급 기자회견 왜?

3일 방콕 병원에서 기자회견 ‘선거운동’ 재개...전진당 피타에 지지율 역전 '시계제로'

 

 

태국 총리후보 1위인 탁신 전 수상의 막내딸 패통단 프아타이당(For Thais Party) 총수는 출산 이틀 후 병원에서 왜 긴급기자회견을 했을까?

 

6일 총선 사전투표, 14일 본투표를 앞두고 패통탄 친나왓(Paetongtarn Shinawatra, 36) 총수가 3일 신생아가 잠들어 있는 인큐베이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장소는 방콕의 종합병원이고 제왕절개 수술로 아들을 출산한 산모의 모습이었다.

 

5일 방콕포스트는 “제왕절개로 아들을 출산한 패통탄이 선거 현장에 곧바로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왜 이렇게 패통단이 산후조리를 포기하며 선거판으로 서둘러 돌아온 이유는 뭘까.

 

 

지난달 29일 태국 여론조사기관 사안두싯폴이 발표한 조사에서 프아타이당(41.37%)은 급조된 쁘라윳 짠오차(Prayut Chan-o-cha) 현 총리가 속한 루엄타이쌍찻당(United Thai Nation Party, 8.48%)과 또 다른 친군부 정당 팔랑쁘라차랏당(7.49%)을 큰 격차로 앞서나갔다.

 

이 같은 지지율 추이를 보면 이번 총선에서 2021년 10월 정계에 입문한 ‘정치 신인’의 패통단의 승리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원의원 500명을 뽑는데, 프아타이당이 207석을 얻을 것으로 점쳐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통탄이 산후조리를 포기하면서까지 선거 현장 복귀를 선언했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선거 결과 제1당을 차지해도 총리가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정은 2017년 헌법 개정을 통해 군부 지지 없이는 단독 총리가 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었다. 총리가 되려면 상-하원의 표결을 거치도록 고쳤고, 상원 250명을 군부가 임명하도록 했다.

 

군부가 장악한 상원의 견제를 돌파하고 단독으로 수상에 오르려면 총선의 압도적 승리만이 해답이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하원 의석의 75%인 376석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프아타이당의 압승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지층이 겹치는 개혁성향 전진당(까우끌라이당, Move Forward Party, MFP)이 돌풍 때문이다. 전진당은 왕실모독죄 개정 등 군주제 개혁에 적극적으로 도시와 청년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전진당은 사안두싯폴 조사에 지지율 19.32%를 기록한 바 있다. 놀라운 것은 퓨처포워드당(FFP)의 후신인 전진당 돌풍이 선거에 임박하면서 ‘태풍’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

 

 

6일 현지 매체 네이션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진당의 피타 림짜른닷(Pita Limjaroenrat) 대표가 29.37%로 총리 후보 지지율 1위에 올랐다.

 

2위와 3위는 각각 프아타이당의 패통탄(27.55%)과 스레타 타위신(13.28%)이다. 루엄타이쌍찻당의 쁘라윳 짠오차 현 총리(8.85%), 품차이타이당 대표인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보건부장관(4.05%)이 뒤를 이었다.

 

하버드대 출신의 42세 젊은 정치인인 피타는 국립개발행정연구원(NIDA)이 3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35.44%로 패통탄을 추월했다. 패통탄의 지지율은 3월 38.2%에서 지난 3일 29.2%에 그쳐 처음으로 피타 대표에 뒤처졌다.

 

이처럼 패통탄은 제1야당의 입지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막판에 흔들리고, 피타라는 야권 강력한 경쟁자의 부상으로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산모인 패통탄은 서둘러 선거 한복판으로 돌아와 “우리 당에 표를 몰아달라”고 전략 투표를 호소했다.

 

 

2000년대 이후 태국 정치는 “탁신 중심으로 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한, 해외 도피 중인 패통단 아버지 탁신 친나왓(Thaksin Shinawatra, 73) 전 총리도 SNS에 “손자를 키우러 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지지층 결집을 위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처럼 7일 남은 태국 총선은 현재 집권 중인 군부 간의 드러나지 않는 분열에다가, 야권도 갈라지면서 선거 결과는 점차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 때문에 선거 결과에 불복한 군부가 민정 이양을 거부하며 다시 한번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옆나라 국가 미얀마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태국에서는 1932년 입헌군주제 도입 이후 총 19번의 쿠데타가 발생했다.

 

하지만 전진당의 인기 수직상승이 프아타이당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범야권에는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션은 이번 총선 지역구 400석 중 프아타이당과 전진당이 각각 247석, 79석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비례대표를 포함하면 프아타이당이 하원의 과반을 무난하게 차지한다. 

 

또 비례대표 100석 중 프아타이당과 전진당이 50석만 차지하면 하원에서만 376석 넘게 가져가게 된다. 네이션의 예측이 맞는다면 프아타이당과 전진당의 연대로 정권교체가 가능해진 것이다. 

 

 

[타이 PBS월드가 분석한 '선거 후 가능한 네 가지 시나리오']

 

태국신문 타이 PBS월드는 하버드 대학의 학자이자 강사인 크링삭 차련원삭을 통해 이번 선거의 ‘네 가지의 선거 후 가능한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첫 번째는 보수 진영이 126석의 하원 의석과 250명의 상원의원의 지지를 얻어 정부를 구성한다. 하지만 캠프가 선거운동 마지막 주 동안 어떻게 대중의 표를 그들의 편으로 돌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프아타이당이 진보 진영의 정부를 구성하는 핵심 정당이 될 것이다. 다만 일당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은 어렵다. 또한 전진당이 너무 많은 장관 포트폴리오를 요구해 프아타이당이 연합정부 구성이 어려울 수 있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선거 전후에 일부 정당이 해산되는 것이다. 네 번째 시나리오는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 모두 정부를 구성할 수 없어 불안감이 발생하고 아마도 군부가 개입한다.

 

그는 세 번째와 네 번째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어떤 정당도 압승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선거법 개정, 숫자로 본 태국 총선]

 

1. 500명 의원

지역구 400개 의석 선거구 선거 4781명

비례대표 100개 의석 정당명부 투표 1898명

총 6679명 경쟁

 

2. 1인 2표 병립형 비례대표제

지역구 의원 후보자와 지지하는 정당에 각각 1표씩 투표

 

3. 총리 후보자

63명 총리 후보자 등록

 

4. 연정 없이 총리가 되려면 상-하원 전체 750명 중 과반인 376명 이상

 

5. 70개 정당 지역구에 후보자

67개 정당 정당 명부 선거 참여

 

6. 1980년대생 MZ 세대 많은 지지

패통탄 친나왓(36, 1986년생) 피타 림짜른닷(42, 1980년생)

 

6. 사전 투표 등록자 230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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