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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태국 총리선출 ‘혼돈 속으로’...피타 '재지명 불가' 헌재로

옴부즈맨사무소, 헌재에 위헌 여부 판단 요청...푸아타이는 "8개 정당연합 폐기” 군불

 

태국 총리 선출이 미궁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는 25일자에서 “완 노르 마타 하원의장은 오는 27일 열릴 예정이었던 상·하원 합동 총리 선출 투표를 취소하고 추후 다시 회의를 소집하겠다”고 전했다

 

이 같은 결정은 태국 국민권익구제기관인 옴부즈맨사무소가 전날 피타 림짜른랏(Pita Limjaroenrat, 42) 전진당(까우끌라이당, Move Forward Party, MFP) 후보 재지명 불가 결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청원했기 때문이다.

 

옴부즈맨사무소는 “의회의 피타 후보 재지명 불가 결정의 위헌성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청원했다. 또한 판결 때까지 의회의 총리 선출 투표도 연기요청했다.

 

전진당과 프아타이당(Pheu Thai Party) 등 야권 8개 정당은 25일 연정 구성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프아타이당은 회의를 갑자기 취소했다.

 

피타의 2차 총리 투표가 좌절 후 프아타이당은 연정 구성의 주도권을 넘겨받았다. 프아타이당 지지자들은 “프아타이당이 주도할 새 정부의 빠른 구성을 추구하고 다른 7개 정당과 함께 연합 정부를 건설하겠다는 약속을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피타의 총리 단독 후보 과반 실패, 태국 헌법재판소의 피타 의원 직무정지, 푸아타이당의 연정 폐기와 군부와의 연정 시도 등. 5월 14일 총선 이후 2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태국의 정치적 혼란은 한치를 볼 수 없는 상황이다.

 

■ 피타 총리 단독 후보 투표서 좌절...2차 투표 재지명 실패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피타 전진당 대표는 5월 총선에서 전체 하원선거 의석에서도 총 500석 중 151석을 차지해 제1당이이자 의석수 최대정당의 대표가 되었다. 하지만 지난 13일 상하원 합동 총리 선출 투표에 단독 후보로 나섰지만 과반 찬성 획득에 실패해 ‘총리’입성에 좌절했다.

 

이후 상황은 더욱 아이러니하게 흘러갔다. 태국 헌법재판소는 지난 19일 피타를 총리 후보로 올리기로 한 날, 피타의 의원 직무정지 결정을 내렸다. 법원에서 선거법 위반 여부가 판결 나기 전까지 의원직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상속받아 갖고 있는 TV 회사 주식에 대해 판단이었다. 태국에서는 언론사 사주나 주주가 공직에 출마할 수 없다. 피타는 해당 방송사가 2007년부터 방송을 중단한 회사라서 언론사로 볼 수 없다고 맞섰다.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해온 야권 8개 정당은 피타 대표를 19일 다시 후보로 지명하기로 했다. 하지만 헌재 결정이 내려지면서 의회에서는 피타를 총리 후보로 올려 투표할지 말지를 두고 토론했다. 토론 끝에 표결로 피타 대표가 이번 회기 내에는 다시 후보로 지명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피타는 직무 정지 결정으로 2차 투표 자체가 무산됐고 피타는 의회를 떠나야 했다.

 

이후 피타 대표와 전진당은 “총리가 되는 것보다 군부 정권을 끝내는 민주화가 우선”이라며 야권 연합 내의 프아타이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논란이 일단락할 것 같았던 총리 선출과 연정의 문제 후보 재지명 불가 결정에 대해 헌법재판소 청원으로 다시 불씨가 살아나면서 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 프아타이당, ‘왕실모독죄 개정 추진’ 전진당 배제 연정 움직임

 

연정 구성의 주도권을 넘겨받은 탁신 계열의 프아타이당은 지지 확보를 위해 외부 세력과 접촉해왔다.

 

친군부 정당들이 대부분인 보수 진영 정당들은 “왕실모독죄 개정을 추진하는 전진당이 포함되면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전진당과 프아타이당 등 야권 8개 정당은 연정 구성 방안 등을 25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프아타이당은 회의를 갑자기 취소했다.

 

 

26일자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프아타이당 지지자들은 “푸아타이당이 주도할 새 정부의 빠른 구성을 추구하고 다른 7개 정당과 함께 연합 정부를 건설하겠다는 약속을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총리 후보인 패통탄 친나왓(Paetongtarn Shinawatra, 36), 스레타 타위신(Srettha Thavisin) 및 차이카셈 니티시리(Chaikasem Nitisiri)는 지체 없이 의회 투표에 지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아타이당이 전진당을 배제하고 연정을 구성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옴부즈맨사무소의 위헌 판단 요청으로 더 미묘한 상황이 됐다.

 

총리 도전에 실패한 뒤 제2당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피타 대표에게 재도전 기회가 주어질 조그만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 군부 지지 없이는 단독 총리 힘들어...내년 5월까지 군부 임명 상원 250명 임기

 

이 같은 태국 총리 선출을 두고 일어난 혼란은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정의 2017년 헌법 개정 때문이다. 군부는 군부 지지 없이는 단독 총리가 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었다.

 

당시 총리가 되려면 상-하원의 표결을 거치도록 고쳤고, 상원 250명을 군부가 임명하도록 했다. 단 군부가 250명을 임명하는 제도는 한시적이다.

 

상원 의원 전부를 군부가 지명하는 이 기이한 제도가 이번 상원 임기까지만 운영된다. 5년 임기의 태국 상원 임기는 내년 5월 만료된다.

 

수안 두싯 라자밧 대학이 지난 20∼22일 총리 선출 갈등과 관련해 전국 18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24일 방콕포스트) 총리 선출 갈등의 원인이 주목받았다.

 

‘정당들이 권력과 이익을 위한 싸움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응답이 74.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원에 책임이 있다’가 63.8%였다.

 

일부 전진당 지지자들은 “의회에서 새 총리 선출을 10개월 더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 내년 5월 군부가 임명한 상원 임기가 만료되고 피타가 새 총리가 되는 데 방해물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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