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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세안 진출 전략 핵심은 바로 ‘태국 플러스 원’

중국서 태국으로 이동, 일본 아세안 전략은 태국 중심 라오스‧캄보디아‧베트남 주변국 확장

 

대한민국이 ‘신남방정책’을 앞세워 아세안(ASEAN) 국가들과 교류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 선진입한 국가가 있다. 바로 10년을 한국보다 먼저 나아간다고 하는 일본이다.

 

일본은 전체적인 경제흐름이나 사회의 변화가 한국의 10년을 앞서간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런 그들이 對중국 정책 이후 동남아시아로 진출한 모습 역시 한국과 매우 흡사하다.

 

그럼 일본은 왜 동남아시아에 먼저 진출하게 되었고, 어떻게 진출했을까?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김현수 연구원-조의윤 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은 처음에는 중국에 진출했으나 인건비의 문제로 태국을 중심으로 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수립했다. 그리고 지금은 태국을 중심으로 하는 태국 플러스 원 전략을 시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아세안익스프레스는 아세안 진출 전략의 사전 점검에서 일본의 '태국을 중심으로 하는 차이나 플러스원' 을 점검해본다. 

 

◆ 경제불황 타파 위해 중국으로 진출한 일본

 

일본은 1990년대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겪으며 신규 소비시장과 노동력을 찾아서 해외로 진출했다. 그렇게 찾은 시장이 바로 중국이다.

 

2000년대부터 중국에 직접투자한 금액이 9.3억 달러(한화 약 1조 1257억 원)에서 2005년 65.8억 달러(약 8조 원)으로 연평균 47.8%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액 역시 2000년 3조 2700억 엔(한화 약 36조 4336억 원)에서 2010년에 13조 900억 엔(한화 약 145조 8461억 원)으로 3배 증가했다.

 

하지만 중국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이 상승하면서 생산비용이 급증하고 센가쿠 열도 분쟁으로 외교적 마찰을 빚으면서 반일 감정이 겹쳐져 일본은 다시 해외로 눈을 돌렸다.

 

 

◆ 태국을 중심으로 한 대외 전략을 설립한 일본

 

2013년 일본의 태국 해외직접투자금액은 102억 달러(한화 약 12조 3417억 원)으로 인도네시아 39억 달러(한화 약 4조 7200억 원), 말레이시아 13억 달러(한화 약 1조 5736억 원), 베트남 33억 달러(한화 약 4조 원), 인도 21억 달러(한화 약 2조 5420억 원)의 투자 규모를 상회했다.

 

태국중앙은행 해외투자통계에 따르면, 2013년 태국으로 유입된 해외직접투자금 159억 달러(한화 약 19조 2469억 원) 중 60% 이상이 일본에서 투자한 자금이다.

 

일본이 태국을 집중적으로 투자한 이유는 도로와 철도, 공항 등 물류 인프라의 발전과 인도차이나 반도 국가들과 교역을 위해 생산거점으로 삼기 적합한 지정학적 위치 떄문이다.

 

닛산, 도요타, 혼다로 대표되는 자동차 기업들과 도시바, 캐논, 니콘으로 대표되는 전기전자업체들의 태국 진출도 이 당시에 이루어졌다. 특히 닛산자동차는 2.7억 달러(한화 약 3268억 원)을 투자해 연간 20만대 생산능력을 가진 공장을 설립했다.

 

◆ 노동집약적 산업의 아세안 국가인 CLMV로 분산화

 

하지만, 태국도 중국 때와 마찬가지로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제조원가 상승이 발생하게 된다.

 

2013년에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서 실시한 ‘재(在) 아시아-오세아니아 일본계 기업 실태조사’에 의하면 태국에 진출한 기업의 73.4%가 임금상승을 경영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일본의 제조원가를 100으로 봤을 때, 태국의 제조원가는 79.5로 인도 78.8, 인도네시아 76.5, 캄보디아 75.8, 베트남 73.2의 제조원가를 상회하고 있었다.

 

이에 일본이 택한 선택은 태국에 핵심 생산라인을 그대루 두되 CLMV(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국가들에 대해 투자를 늘리고 노동집약적 공장을 이관하는 ‘태국 플러스 원’ 전략을 수립했다.

 

김현수-조의윤 연구원은 “‘태국 플러스 원’ 이라는 말은 2013년을 기점으로 일본무역진흥기구와 일본종합연구소 등 다수 연구기관에서 사용 중인 표현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의 베트남 직접투자는 2010년 7.5억 달러(한화 약9078억 원)에서 2017년 20억 달러(한화 약 2조 4210억 원)으로 증가했고, 수출은 2010년 65억 달러(한화 약 7조 8682억 원)에서 2017년 152억 달러(한화 약 18조 4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베트남에는 조립 섬유 등 노동집약적 경공업 부분을 집중했다가 부품 및 소재 수요가 높아지면서 중화학공업 기반을 조성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도요타와 혼다는 이미 자동차 시장 점유율 80%에 육박한다.

 

전기모터 생산기업인 미네베이는 2012년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이전했고 2013년과 2016년에 제 2, 제 3 공장을 준공했다. 하지만 프놈펜 공장은 태국 지사에서 부품을 공급받아 저임금 노동력으로 전기모터를 조립한다.

 

2014년에 560만 달러(한화 약 67억 8000만 원)를 투자해 라오스 시완니켓에 자동차용 시트커버 생산공장을 건설한 도요타 방직은 생상 공정을 전부 라오스로 이전해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생산된 제품은과 무역은 태국 지사로 보래 납품하거나 제 3국에 수출한다.

 

◆ 중국 '일대일로'와 한국 '신남방정책' 경쟁자 등장...위기 맞은 일본

 

하지만, 일본의 태국 플러스 원 전략도 현재 위기를 겪고 있다. 아세안에서 경제적 위상이 남다르지만 중국의 일대일로와 한국의 신남방정책으로 강력한 경쟁자가 생겼기 때문이다.

 

뉴스1에 따르면, 2005년 아세안에서의 국가별 시장점유율을 보면 중국이 12.5%, 일본 11.9%, EU 10.7%, 미국 9.7% 등이었고 한국은 5.0%에 그쳤다. 2018년에 아세안 시장점유율은 중국이 19.9%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도 7.0%로 선전한 반면, 일본은 11.9%에서 9.5%로 축소됐다.

 

이에 일본의 태국 플러스 원 정책의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아베 정부는 인프라-시스템 수출을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한 중점 과제로 설정해 시장 확대를 목표로 매년 10회 이상의 톱 세일즈 외교를 실행하고 있다.

 

김규연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본은 인프라 건설과 운영 시스템을 연계한 패키지 전략을 통해 인프라 사업 수주에 나서고 있고 정책금융 기관을 통해 금융지원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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