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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의 도시Rocks <10> 싱가포르 SEA, 쇼피로 E-커머스 거점도시 우뚝

‘씨’ 뉴욕증시 상장, 4년새 기업가치 142조 껑충...게임 출발 ‘아세안 아마존’ 날갯짓

 

싱가포르의 SEA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트업이다. 그 중심에는 SEA가 운영하는 싱가포르 E-커머스(E-Commerce) 1위 ‘쇼피(Shopee)’가 있다.

 

‘씨리미티드(Sea Limited)’의 주가는 지난 한 해 397%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보도에 따르면 씨는 2017년 뉴욕 증시 상장 이전 37억 5000만 달러(약 4조 2176억 2500만 원)의 기업가치를 4년 사이 1270억 달러(약 142조 8369억 원)로 끌어올렸다고 한다. 이는 미국에 상장된 아시아 기업 중 최대 상승 폭이다.

 

2009년 싱가포르에서 온라인 게임퍼블리셔 가레나(Garena)로 시작한 씨는 최근 3년 사이 E커머스 1위 쇼피를 통해 게임과 전자상거래를 앞세워 연일 종횡무진중이다.

 

씨의 디지털 파이낸싱 부문의 경우 자체 전자결제 플랫폼인 씨머니(Seamoney)의 매출 비중이 아직 적지만 최근 2년간 연간 500% 이상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고있다. 초창기 씨는 배틀로얄게임인 가레나 ‘프리 파이어(Free Fire)’로 큰 성공을 이루었다. 이 씨드머니로 E-커머스업계에 도전장을 내었고 업계의 리더가 되었다.

 

■ 쇼피, 아세안의 아마존이 될 수 있을까?

 

지난 3년간 과연 씨의 쇼피가 아세안의 아마존, 텐센트가 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끊이질 않았다.

 

쇼피의 이용빈도가 높은 사람들이나 소싱하는 사람들은 쇼피의 물건품질과 배송정책, 특히 처리방식(Fulfillment)에 대한 불만을 지적했다.

 

E-커머스 사업을 하는 싱가포르 지인 A씨는 쇼피의 경우 싱가포르와 다른 인접국가간 물건품질의 차이가 너무 큰 점을 담점으로 꼽았다.

 

그는 그나마 쇼피가 회사정책으로 드랍쉬핑(판매자-소비자간 직배송개념)을 공식적으로 불허하기 때문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엉망진창(Screwed)이 되었을 것이라는 다소 강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시애틀 아마존에서 관련분야 중역을 맡고 있는 미국인 B씨는 아마존의 품질과 배송체계 주문처리방식인 풀필먼트(Fulfillment by Amazon)는 후발주자들이 감히 따라할 수 없는 강력한 체계라며 쿠팡, 쇼피를 포함한 여타 E-커머스와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못박았다.

 

그도 그럴 것이 SEA의 쇼피가 미국과 중국기업이 갖고 있는 시장선점우위(금융, 구매력, 언어, 규제혁신)를 기반으로 한 E-커머스 글로벌리티 시장에 맞서기는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 총거래규모 20조 쇼피의 성공 요인은? 아세안 구매력, ‘모바일퍼스트’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 결산기준 쇼피는 총거래규모 20조 원과 12억 건의 주문건의 실적을 내며 앞서 언급한 싱가포르 E-커머스의 본진으로 자리매김했다.

 

출범부터 쇼피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등 7개국에서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대응했다. 인구 6억 명의 시장을 통합한 메가급 아세안의 구매력에 가레나 시절부터 모바일 중심 플랫폼을 활용한 차별성을 연계한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싱가포르는 197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미국 주도금융경제를 따르며 도쿄, 홍콩과 함께 아시아를 대표하는 금융강국으로 부상하며 막대한 경제호황을 누려왔다. 자연인구 증가와 사회적인구유입이 맞물려 싱가포르의 인구는 대단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였다.

 

1960년대 초반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 당시 약 160만명이던 도시인구가 현재 약 570만 명으로 3.5배 가량이나 늘어났다. 도시국가라는 특수성과 인구 컨센서스방식(영주권자 등 포함유무) 등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한 국가의 인구가 불과 반세기만에 3.5배 이상 증가한 사례는 거의 전무후무하다.

 

인구가 늘고 서비스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사업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말라카 스트레이트(Straights)를 낀 해양항공 물류시스템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아세안 경제의 패권을 선점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2021년 쇼피는 더욱 공격적인 공급사슬전략(SCM)을 통한 셀스루(sell thru, 중간판매) 역량을 강화하여 아시아 전체로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 1위에 도전중이다.

 

산업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싱가포르는 이번 Sea(쇼피)의 사례처럼 신속한 전략으로 아세안 E-커머스 거점국가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비단 쇼피뿐 아니라 지금은 쇼피에게 1위 자리를 내준 라자다(Lazada)와 Qoo도 동반성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쿠팡 또한 싱가포르 현지법인을 설립해 아세안 진출을 본격화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이후 무너진 오프라인 소비를 만회하고 온-오프라인 물류공급망 생태계 공존에 기반으로 한 소비경제 부활를 꾀하고 있다.

 

그 결과 싱가포르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태국에 물류처리센터를 건설하고 SCM(공급망 supply chain management) 경제와 노동력을 맞교환하는 발전적인 전략모델을 자연스레 형성한 것이다. 싱가포르는 이처럼 E-커머스 산업도시로의 변화하고 있다.

 

■ 싱가포르 소비물류, 아세안 통합시장전략으로 선회

 

이러한 싱가포르 소비산업의 변화(Transition)가 장미빛 미래만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162년간의 전통을 이어온 오차드로드에 로빈슨 백화점이 판매 실적부진으로 문을 닫았다. 로빈슨 백화점은 1858년 영국식민지 시절 로빈슨형제가 세운 잡화점으로 출발하여 오랜기간 싱가포르 핵심상권을 지켜왔다.

 

그러나 오랜 경영난으로 대주주인 UAE 재벌그룹 알푸타임(Al Futtaim)은 로빈슨을 폐업시키기로 결정했다.

 

 

물론 로빈슨 백화점의 경우를 오차드로드(싱가포르 중심상업지구)의 백화점의 전체불황으로 결부시킬 수는 없겠지만 물가가 비싼 싱가포르 오프라인 매장들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싱가포르 관광청은 올 연말 아시아 최대 관광산업 박람회인 'ITB 아시아’를 오프라인으로 개최하기로 하는 등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관광산업을 통한 소비시장 활성화 정책도 많이 내놓았지만 60년간 “관광-소비” 2가지 키워드로 세계시장에 줄기차게 홍보해온 싱가포르라는 나라 자체에 대한 호기심이 많이 떨어졌고 이에 따른 피로도도 늘어난 것 같다.

 

SEA의 성공 요인은 아세안 통합시장을 활용하였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E-커머스 산업에 대한 기대심리가 여느 때보다 대두되는 이유도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의 경제가 공급사슬로 엮여있기 때문이다. 과거 싱가포르 물류산업이 아세안을 기반으로 성장했다고 한다고 한다면 이제는 아세안과 같이 성장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 아닐까?

 

필자인 김민수는 영국 런던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등 다양한 도시에서 성장하며 각 도시의 특색을 좋아한다. 런던대 바틀렛 도시건설경영학을 전공하고 국내외 대기업 인프라분야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부산시에서 도시계획분야 정책연구원으로 근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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