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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의 도시Rock's <2> 수도과밀화 칼 빼든 '쿠알라룸푸르'

도심과밀화로 고민하는 아세안...국가교통정책 통해 도시에 4차산업혁명 도입

 

아세안 10개 회원국의 인구 총합은 대략 6억 5000만 명으로, 전세계 인구의 약 9% 비중을 차지한다. 적지 않은 인구인데 동남아시아의 더 큰 특징은 국가경제의 거의 대부분이 수도에 밀집해 있다는 점이다.

 

■ 수도에 '몰빵'한 아세안 국가들

 

수도권 집중개발이 국가 전체에 가져다 주는 경제적 이익은 실로 대단하다. 그러나 아세안 대부분 국가에서 제1도시와 2도시의 차이는 너무나 큰 측면이 있다.

 

아세안의 성장과 발전에 제1의 도시를 집중해서 살펴봐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마닐라, 자카르타, 방콕, 쿠알라룸푸르 등 인구 1000만 내외의 대도시는 각 아세안 국가산업경제 발전의 발자취이자 미래성장의 견인차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아세안 국가에 핵심도시들이 갖는 지위와 경제중심지로서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다.

 

도시화율도 중요하다. 한 경제권의 구조를 파악할 때 중요한 부분은 도시의 성장과 과밀화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의 성장 와중에 도시화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도시화에 어떻게 대응하는 지가 그 경제권의 흥망성쇠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실제 2020년 기준 매섭게 성장중인 아세안 국가들의 도시화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1960년대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하여 무역금융서비스기반 산업도시로 성장한 싱가포르와 부국(富國) 브루나이의 도시화율의 거의 100%에 육박하며, 말레이시아의 경우 80%가 이미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원도 2030년에는 방콕 호치민도 인구 1000만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오늘은 말레이시아의 최근 변화를 짧게 살펴보기로 한다.

 

■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KL)’의 고민

 

말레이시아의 경우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라 도심과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도시계획 정책이 수립되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와와 달리 몰려드는 인구집적현상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쿠알라룸푸르의 경우 노후화된 철도시설 저조한 이용과 오토바이와 승용차 교통체증 문제는 오랜 숙제다. 정부의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덥고 습한 날씨와 문화적 특성상 여느 아세안 도시들처럼 자동차와 오토바이 보급률 또한 매우 높은 편이다.

 

 

지난해 10월, 마하티르 총리는 ‘국가교통정책 NTP 2019-2030' (National Transportation Policy)을 발표했다.  기존 비효율적인 교통인프라의 획기적인 개선과 대중교통 체계로의 플랫폼 전환 및 친환경연료(전기, 바이오 디젤) 도입에서 그치지 않고 나아가 자율주행을 통한 전기차 제조업까지 무려 5가지 핵심 정책과 23가지 세부계획을 포함한 그랜드 비전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책은 도심과밀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을 줄이려는 무척이나 도전적인 노력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교통최강국인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2순위인 영국과 일본에게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정도로 부담스러운 과제다. 천문학적인 추가재정과 예기치 못한 부작용(지반문제, 사회문제, 외부요인)등으로 사업 전체가 난항에 빠질 위험도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는 쿠알라룸프르가 경쟁도시인 자카르타나 마닐라처럼 과밀화로 손쓰기 힘든 상태로까지 방치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공격적인 추진으로 도심 대개조를 이루어내고자 하는 마치 농구에서 버저비터골과 같이 판세를 뒤집어 4차산업시대를 맞이하겠다는 공격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산업이 발전할 수록 중심지로 일자리를 찾아 몰리는 인구는 늘어난다. 쿠알라룸프르의 경제는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회복되며 도심 과밀화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혹자는 쿠알라룸프르가 차라리 과거 서울처럼 인근 신도시를 건설하여 현실적인 인구분산 정책을 도모해야 향후에 유휴공간이 확보된 도심중심부부터 정비사업을 도모해야 현실적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도시계획도 정답을 정해놓지 않았다. 후대에 같은 공간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로서 사후평가 될 뿐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탁상공론보다는 과감하게 진격하는 쿠알라룸프르의 도전을 응원하고 싶다. 이미 선진도시에 올라 다른 차원의 사회적 문제로 답답해하는 우리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다. 물론 총리가 바뀌었기 때문에 이같은 계획이 실제로 실천될 지 여부는 미지수가 되었다.

 

필자인 김민수는 영국 런던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아랍에미레이트 등 다양한 도시에서 성장하며 각 도시의 특색을 좋아한다. 런던대 바틀렛 도시건설경영학을 전공하고 국내외 대기업 인프라분야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부산시에서 도시계획분야 정책연구원으로 근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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