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말레이시아인을 대신해 축구 국가대표팀에 감사를 표한다”
말레이시아 유력 매체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25일자에 “안와르 이브라힘(Anwar Ibrahim) 총리는 모든 말레이시아인을 대신해 축구 국가대표팀에 감사를 표한다고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올렸다”고 전했다.
25일 밤 8시 30분(한국 시각)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카타르 아시안컵 E그룹 3라운드에서 말레이시아에 3-3으로 비겼다. FIFA랭킹 23위 한국은 130위 말레이시아에 쩔쩔 맸다. 굴욕적인 무승부였다.
■ 말레이시아 유력매체들 “그야말로 기적이라 할 수 있는 일”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 매체들은 한국을 상대로 무승부를 이끌어 낸 자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그야말로 기적이라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찬사를 쏟아냈다.
아시안컵 본선 자력진출이 1980년 대회 이후 43년 만이어서 승리의 감격은 한국의 ‘월드컵 8강’했을 때의 정도였다. 아시안컵 본선 자력 진출에 43년만의 승점 획득을, 그것도 아시아 최강팀으로 ‘절대 이기지 못할 거라 여겼던’ 한국과 무승부라는 기적으로 받아들였다.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경기 종료 직후 “웅장한 말레이시아가 강력한 한국에 3-3 무승부를 이끌어 냈다”라며 톱 기사로 이날 한국-말레이시아전 경기 상보를 내보냈다.
특히 “파이살은 1986년 월드컵 예선에서 돌라 살레가 말레이시아를 1-0으로 이긴 이후 한국 성인팀을 상대로 골을 넣은 첫 말레이시아인이 됐다”며 “이번 경기로 말레이시아인들을 자랑스럽게 만들었고 전 세계가 말레이시아 축구를 주목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축구 전문 매체 ‘마칸 볼라’는 “말레이시아가 3-2로 뒤진 경기 막판에 모랄레스가 막판에 폭발해 동점골을 터트리며 완벽한 매직으로 한국과 비겼다”라고 극적인 무승부를 환호했다.
디온 쿨스 말레이시아 대표팀 주장은 경기 후 '마칸 볼라'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에서 이겨 행복하다. 이번 경기가 아시안컵에 마지막으로 온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우리가 아시안 컵에 다시 등장할 때까지 40년을 더 기다리고 싶지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 김판곤 감독 부임 후 비약적인 FIFA 랭킹 상승...박항서-신태용 ‘축구한류’ 주목
말레이시아축구협회(FAM)는 김판곤 감독 부임 후 비약적인 FIFA 랭킹 상승을 거두었다. 이번 아시안컵을 주된 목표 역시 FIFA 랭킹 상승이었다. 그리고 절대 이기지 못할 거라 여겼던 한국전에서도 당당히 무승부를 거머쥐면서 소기의 성과를 확실히 챙겼다.
‘마칸 볼라’는 이번 한국전 무승부를 통해 말레이시아의 FIFA 랭킹이 세 계단 상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아세안에서 한국인으로 축구로 명장으로 평가를 받은 이들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베트남을 축구강국으로 끌어올렸던 박항서, 김판곤 말레이시아 감독,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 등이 대표적이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최하위 성적 때문에 다시 소환되었고, 김판곤은 한국전과 무승부 성적을 내 ‘매직’의 평을 받았고, 신태용 감독은 ‘동남아 라이벌’ 베트남 상대로 17년만에 아시안컵 본선 승리해 인도네시아 전역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한편은 클린스만이 이끈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손흥민-황희찬-이강인-김민재가 전력을 다하고도 말레이시아와 3:3를 기록하며 E그룹에서 1승 2무 승점 5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다만 한국 일부 축구팬들은 “조 2위로 16강에 진출은 우승후보 일본을 피해 한국도 웃고, 한국을 이겨 말레이시아도 웃고 김판곤도 웃고, 한국을 피한 일본도 웃는 기묘한 아시안컵”이라는 평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