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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삼석 교수 “한국-말레이시아 공조 미국 네바다 진출하자” 제안

심쩌친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 차관에 한·말·미 '3각' 협력 구상 제안

 

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가 말레이시아 방문 계기 한국-말레이시아-미국 간 ‘3각’ 공조 구상을 제안했다.

 

고 교수는 1월 26일부터 사흘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해 정-관-산-학계 관계자와 릴레이 면담을 통해 한-말 ‘공진화(共進化)’ 협력의 물꼬를 텄다고 28일 밝혔다.

 

공진화란 한류 콘텐츠를 단순히 해외에 전파하는 것을 넘어 현지 산업-인재-정책과 상호작용하며 함께 발전하는 생태계 구축을 의미한다.

 

국가인공지능(AI)전략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고 교수는 심쩌친(Sim Tze Tzin)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MITI) 차관과도 만나 “한국 기업과 말레이시아 기업이 함께 미국 네바다주에 진출하자”는 내용의 ‘한-말-미’ 3각 협력 구상을 제안했다.

 

고 교수는 “두 나라 기업이 상대국 시장 진출을 넘어 제3국인 미국 시장을 공동으로 개척하자는 공진화 모델 확장판”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기업의 강점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자는 전략적 제안을 했다는 것.

 

심 차관은 "말레이시아에 진출했거나 진출하려고 하는 한국 기업이 면담 신청을 하면 언제든 만나주겠다"고 약속했다. 심 차관이 속한 MITI는 말레이시아 투자 유치와 통상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부처로, 외국 기업이 말레이시아에 진출할 때 중요한 창구 역할을 맡는다.

 

■ 말레이시아 테크노파크(TPM) 방문… 한국 기술기업 진출 거점

 

고 교수는 28일 심 차관의 주선으로 말레이시아 테크노파크(Technology Park Malaysia, TPM)를 방문했다. TPM은 쿠알라룸푸르 부킷잘릴(Bukit Jalil)에 위치한 말레이시아 최대의 사이언스파크다..

 

1995년 설립 이후 지식기반 산업의 연구개발(R&D) 허브 역할을 수행해왔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전략적으로 육성해온 핵심 인프라다.

 

TPM은 총 750에이커(약 3km²) 부지에 13개 건물을 갖추고 있다. 현재 1단계 개발이 진행 중이다. 다툭 압둘 라작 압둘 라흐만(Datuk Abdul Razak Abdul Rahman)이 회장을, 줄레이라 아부 바카르(Dzuleira Abu Bakar)가 CEO를 맡고 있다. 재무부 산하 정부연계기업(Government-linked company)으로 운영된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갖추고 있다.

 

TPM은 설립 이래 과학·기술·혁신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 서비스와 기술, R&D 역량을 제공해왔다. 과학자, 연구원, 테크프러너(technopreneur), 중소기업을 위한 인큐베이터 시설 임대와 기술 지식기반 기업을 위한 부지 임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입주 기업들은 최신 연구 장비와 시설을 공유하며, 상호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비즈니스 멘토링 및 코칭, 마케팅-재무 컨설팅, 기술-비즈니스 포럼, 워크숍, 비즈니스 매칭 등 다양한 기술·창업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부터 성장기 기업까지 각 단계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여, 기업들의 성공적인 성장을 돕고 있다.

 

특히 기술 상용화 지원 서비스가 강점으로, 기술이전 자문·컨설팅, 프로젝트 관리, 전략 경영 자문, 시장조사 및 기회 분석, 전문인력 개발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연구 단계의 기술을 시장에서 통하는 제품과 서비스로 전환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이러한 종합적인 인프라는 한국 기술 기업들의 동남아 진출 거점으로서 높은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기업이 TPM에 입주하거나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경우, 말레이시아 시장은 물론 아세안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 SK말레이시아 법인 방문… 한국 기업 진출 지원

 

고 교수는 SK말레이시아 법인을 방문했다. SK그룹은 현재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전역에서 투자 및 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젊은 인구 구조와 높은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핵심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 교수는 이번 방문에서 BBQ 등 한국 기업의 말레이시아 진출을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했다. 한국 기업들이 말레이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 상원의원 면담… 가짜뉴스·AI 정책 공동 대응, 공진화 협력 합의

 

27일 고 교수는 말레이시아 의회(Parlimen Malaysia)를 방문해 다토 시바라즈 찬드란(Dato' Sivarraajh Chandran) 상원의원과 면담을 가졌다. 찬드란 의원은 말레이시아 정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찬드란(Chandran) 의원은 한국의 콘텐츠 산업과 AI 정책, 특히 가짜뉴스 규제 정책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소셜미디어 이용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말레이시아에서 가짜뉴스 확산은 핵심 정치·사회 현안으로 떠올랐다. 말레이시아 통신멀티미디어위원회(Malaysian Communications and Multimedia Commission, MCMC)가 통신·방송·온라인 콘텐츠 규제를 담당하고 있으나, AI 시대를 맞아 새로운 정책 프레임워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은 방송통신 규제와 AI 정책 분야에서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어, 양국 간 정책 교류와 협력의 여지가 크다.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출신인 고 교수는 이 분야에서 풍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양국 정책 협력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 교수는 “말레이시아 정치인들이 매우 적극적이고 호기심이 많으면서도 젠틀하다. 앞으로 세상을 좋게 만드는 일을 함께 고민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 양국이 공동의 과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공진화의 정신을 보여주는 것이다.

 

양측은 학계 등 민간 차원의 협력 채널을 구축하고, 말레이시아 의회 및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기로 합의했다. 향후 국회·의회 간 콘텐츠·AI 정책 라운드테이블 개최, 가짜뉴스 규제, 플랫폼 책임, AI 방송·OTT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진화 협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정책 분야의 협력은 양국 국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호혜적 협력 모델을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 말레이시아국립대 박지민 교수 '협력 희망'… 학계 공진화 네트워크 구축

 

이번 방문에는 말라야대학교(Universiti Malaya, UM)의 박지민(Jimmyn Parc) 교수가 동행했다. 박 교수는 동아시아학과 한국경제발전과 한류를 가르치는 학자로, 한-말 학술 교류의 핵심 인물이다.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한류와 한국 문화를 연구하며, 양국 학술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박 교수는 '고삼석 교수와 함께 한-말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학계 차원에서 공진화 협력의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양국 학술 교류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동석한 양국 대학 교수진은 대학 중심의 한-말 협업 조직을 양국에 각각 설립할 계획이다. 이 조직은 학술 연구 교류, 학생 교환, 공동 프로젝트 수행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학계의 공진화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양국 협력의 지식 기반과 인적 인프라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류 연구와 콘텐츠 산업, AI 정책 등 고 교수의 전문 분야에서 양국 학계가 공동 연구를 수행할 경우, 학술적 성과와 정책적 함의를 동시에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학술·문화·정책 분야의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KOTRA 방문… 현지 네트워크 점검

 

고 교수는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을 방문해 오찬을 함께하며 양국 관계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대사관은 양국 관계의 최전선에서 외교,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지원하고 있다. 고 교수는 대사관 관계자들과 한-말 협력의 현황과 과제, 그리고 공진화 전략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6일에는 문진욱(Moon Jin-wook) 관장이 이끄는 KOTRA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무역관을 방문해 말레이시아 경제 현황과 한-말 경제 교류 실태를 점검했다. KOTRA KL 무역관은 한국 기업의 말레이시아 진출을 지원하는 핵심 기관으로, 시장 정보 제공, 바이어 발굴, 무역 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OTRA KL 무역관이 1973년에 문을 열어 올해로 52년째를 맞았다는 사실에 대해 고 교수는 '제대로 팔 물건도 없었을 시절에 이곳에 무역관을 연 선배 세대의 안목이 대단하다'고 언급했다.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가진 무역관의 존재는 양국 경제 협력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이며, 앞으로의 협력 확대를 위한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고삼석 교수는?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자 현 대통령직속 AI위원회 위원인 고 교수는 한류의 미래 전략을 담은 저서 「넥스트 한류」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이 책에서 한류가 일방적 수출을 넘어 현지와 함께 성장하는 '공진화' 모델로 진화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공진화란 한류 콘텐츠를 단순히 해외에 전파하는 것을 넘어, 현지 산업·인재·정책과 상호작용하며 함께 발전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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