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Allah)’ 단어가 새겨진 양말을 판매했던 말레이시아 KK슈퍼마트에 화염병을 투척하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다.

지난 26일 오전 5시쯤 페락(Perak)주 타파(Tapah)시에 있는 KK 슈퍼마트 앞에 화염병이 날아들었고, 30일 오전 5시에는 파항(Pahang)주 콴탄(Kuantan)시에 있는 KK슈퍼마트에도 화염병이 던져졌다.

콴탄시 경찰서장은 매장입구 카펫에 불이 붙어 일부 물품이 손상됐지만 직원이 소화기로 진화해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알라 양말 판매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 용의자를 찾기 위해 인근 지역을 조사하고 CCTV를 확인하고 있다. (관련기사 아세안익스프레스 21일자 ‘말레이시아 한 마트서 ‘알라’ 양말 판매.. 사회 전체가 “들썩”’)

무슬림이 전체 인구 3500만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말레이시아에서는 종교는 아주 민감한 문제이다. SNS 상으로 퍼진 양말 사진이 알라를 발에 두는 것을 불쾌하게 여긴 무슬림들의 분노를 자극했고. 라마단 기간 중이라 더 커졌다.

무함마드 아크말 살레 (Muhammad Akmal Saleh)  움노 유스(UMNO Youth) 대표까지 가세하면서 알라양말 사건이 더욱 확산됐다. 그는 전국 881개 매장에 사과 현수막을 걸라고 요구하고,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을 강화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페이스북을 통해 "계속해서 보이콧하라. 감히 종교와 인종 문제를 하찮게 여기는 모든 이들에게 엄중한 교훈을 주자"고 말했다. 움노 유스는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 United  Malays National Organization)의 청년 단체이다.

움노(UMNO, 통일말레이국민조직, United  Malays National Organization)는 말레이시아가 195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줄곧 집권하다 2018년 총선에서 패배했다. 61년만에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이후 총리가 몇 번 바뀌면서 정치적 혼란을 겪다가 2022년 총선에서 안와르 이브라임(Anwar Ibrahim) 현 총리가 이끈 희망연대(PH)가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하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정적인 움노(UMNO)가 이끄는 국민전선(PN)과 손잡고 통합정부를 구성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사건이 계속 커지자 단속에 나섰다.

사이푸딘 나수티온(Datuk Seri Saifuddin Nasution Ismail) 내무장관은 “화염병 투척행위는 재산 피해는 물론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경찰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권(vested interest)을 위해 종교적, 인종적 정서를 부추기는 기회주의 세력이 있을 때 위험해진다”면서 이를 중단하고 국민의 정서를 자극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도 “나라의 질서를 혼란시키기 위해 인종적, 종교적 문제를 이용하지 말라. 경찰에도 이 문제에 대해서 타협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26일 KK 슈퍼마트 회장과 이사로 재직 중인 회장의 아내, 체인 공급업체 대표 등 5명을 타인의 종교적 감정을 상하게 하고 공모, 교사한 혐의로 기소했다. 유죄 판결을 받으면 징역 1년이나 벌금형 또는 두 가지 모두를 선고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