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말레이시아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가장 청렴하고 깨끗한 국가이다. 마이다의 원스톱 서비스로 6개월만에 쿨림(Kulim)에 공장을 지었다. 지금까지 누구 하나 귀찮게 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투자진흥청(MIDA, Malaysian Investment Development Authority)이 개최한 세미나에서 허관 코아텍 대표가 진출 경험을 공유하면서 한 말이다. 코아텍은 반도체, LED 등에 사용되는 고순도 암모니아가스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
말레이시아 투자진흥청은 4월 1일 롯데호텔에서 ‘말레이시아에서의 고성장, 고부가가치산업 투자 기회’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는 ‘말레이시아를 알아보세요 2024(Explore Malaysia 2024)’란 기치로 MIDA가 기획한 연중 행사의 일환이다. 잠재적인 한국 투자자들에게 발전하는 말레이시아의 산업을 소개하고 투자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빈자리가 없이 행사장을 꽉 메울 정도로 한국기업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세미나가 끝나고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참석자의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김동수 산업연구원(KIET) 산업통상연구본부장은 개회사를 통해 "말레이시아는 투명한 비즈니스환경과 우수한 노동력, 영어 구사, 아시아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는 지형적 위치로 투자의 매력도가 높다"며, 말레이시아의 비즈니스 환경을 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자루딘 자파르(Nazarudin Ja'afar)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대리는 축사에서 "한국은 말레이시아의 10대 주요 투자국이자 무역파트너로서 공고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아시아의 잠재력을 믿고 1983년부터 추구해온 동방정책의 결과로 2023년에는 전년에 비해 23% 증가한 700억불의 승인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2025년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비즈니스 교류의 장을 계속 넓혀가겠다고 했다.
기조연설은 시바수리야무티 순다라 라자(Sivasuriyamoorthy Sundara Raja) 말레이시아투자진흥청 부청장이 했다.
시바 부청장은 “마이다가 투자통상산업부 산하 기관이지만, 사기업처럼 유연하고 신속하게 움직이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전담팀을 가동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시바 부청장의 설명에 따르면 마이다는 전반적으로 외국기업 진출과 사업확장을 돕는 역할을 한다. 주력하는 분야는 제조와 서비스 부문의 경제활동 지원이다. 특히 다른 국가의 투자청과 달리 프로젝트를 승인하는 권한을 정부로부터 위임을 받아 수행한다. 예를 들어 투자 인센티브나 관세 면제를 제공할 때 마이다 차원에서 평가를 통해 결정한다.
투자 사례를 발표한 김민재 SK넥실리스 팀장도 "마이다와 투자통상산업부가 강력한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했기 때문에 공장 설립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SK넥실리스는 코타키나발루 산업단지에 동박(Copper Foil)공장을 지었다. 2017년에 착공한 1공장은 지난해 10월 가동에 들어갔으며, 2공장도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1.2공장 모두 합치면 연간 5만7000천톤의 동박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프로젝트의 승인 기간도 12개월에서 18개월로 빠른 편이다. 6개월만에 승인된 프로젝트도 있다. 인재 채용과 관련해서는 주변 대학과 기관들과 협력하고, 주재원도 이민성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진행해 준다. 투자 파트너로서 공동 투자도 한다.
지역사무소 대표부 설립도 2~3주면 승인이 난다. 법인 설립이 없어도 레터를 발행하면 계정(어카운트)이 열려 2년에서 5년까지 활동할 수 있다. 생산공장을 짓겠다면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다.
시바 부청장은 “왜 말레이시아인가?” 라는 질문에도 명쾌하게 대답했다.
우선 말레이시아는 4%대의 안정적인 경제성장률과 낮은 실업률로 강력한 경제 토대를 구축했다. 반도체 부품의 95%를 내부에서 조달할 정도로 노동 집약적 산업에서 탈피했다.
우호적인 비즈니스 투자 정책도 한몫했다. 외국인이 100프로 지분을 소유할 수 있으며, 본국 송금도 할 수 있다. 지적재산권도 보호해준다.
시바 부청장은 한국은 미국, 중국 등에 이어 세계 7위의 투자국으로 지금까지 107억 달러(약 14조 4,985억 원)의 투자승인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주말레이시아 대사관에 따르면 2022년 양국 교역 규모는 267억달러(약 36조 1,785억 원)다.
시바 부청장은 마지막으로 "최근 미국의 밀켄 연구소 보고서에서 말레이시아가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최적의 투자국가로 평가됐다"며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진출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