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최초 한국 군(軍)수송기가 해외물자 운송 임무에 투입된다.
국방부는 코로나19로 대구-경북 일부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가운데, 3월 18일 방역물자 해외운송을 위해 미얀마로 공군 수송기(C-130J) 2대를 긴급 투입했다.
이번 공군 수송기 지원은 보건복지부가 미얀마로부터 국가비축 방역물자 수입을 1주일 여 앞두고 있던 지난 3월 9일(월), 갑자기 국적사(KE) 운항이 중단되며 전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우리 군(軍)수송기가 해외물자 운송 임무에 투입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로 급박한 국내 사정을 고려하여 하루라도 서둘러 방역물자를 국내로 들여 오기 위한 조치이다.
태국 방콕을 경유한 민간 항공기 편을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의료인력에 대한 방역물자 추가 확보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서 민간 항공기는 최소 2주 이상의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이 고려되었다.
수입해오는 물자는 수술용 가운 8만 벌로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경북지역을 포함한 전국 의료시설로 전해질 전망이다.
한편 국방부는 이번 군(軍)수송기를 통한 해외물자 운송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검역절차 관련, 미얀마 측에서 대구․경북발 승객 입국금지 조치 이후 경 남지역발 인원에 대해 14일간의 격리조치를 공지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결국 미얀마 당국과의 협의 끝에 '김해에서 출발하는 수송기 (C-130J) 조종사와 승무원 전원이 건강확인서를 제출하고 현지 비행장 내에서만 임무수행 한다’는 조건으로 검역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었다.
통관절차 역시 군(軍)수송기에 의한 상업물자 수출은 전례가 없는 데다 지난 12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감염병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pandemic)을 선언하는 등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미얀마 측 외교부, 항공청, 세관 당국 등과 막판까지 긴장감 속에 협의를 진행하는 등 홍역을 치러야 했다.
이번에 군(軍)수송기를 통한 상업물자 수송은 군에서 급박한 국내 상황을 고려하여 최초로 그 사례를 만든 것이고,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국방부와 외교부(주(駐)미얀마대사관) 간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불가능한 상황을 가능하도록 진전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했다.
3월 18일 아침 김해공항에서 출발한 공군 C-130J 항공편은 임무를 시작한 지 21여 시간 만인 3월 19일(목) 새벽 도착할 예정이며, 방역물자들은 업체 물류창고로 수송될 예정이다.
이번에 임무 통제를 맡게 된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이덕희 대령(진) (45세, 5비 항공작전전대장)은 “2박 3일 걸리는 거리를 무박 2일로 오가는 강행군이었지만, 환자를 직접 상대하는 의료 현장에 도움을 드리게 된다고 생각하니 전혀 피로감을 느끼지 못했다.”면서 “이러한 국가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일에 우리 공군에서도 한 몫을 감당할 기회가 주어지게 되어 스스로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