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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고아엄마’ 가수 피늉 ‘코로나19’ 사망, 베트남 슬픔에 잠기다

고아 출신으로 23명 고아 입양, 코로나19 취약계층 직접 음식봉사하다 확진 사망에 슬픔

 

‘고아엄마’ 가수 피늉(Phi Nhung)이 베트남 온 국민을 슬픔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베트남계 미국인 가수 피늉은 컨트리 음악과 볼레로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베트남 최고의 가수였다. 그렇지만 단순히 가수가 아니었다. 고아 출신 그녀는 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3명의 고아를 입양한 ‘고아엄마’였다.

 

미국에서 가수로 데뷔한 그녀는 2002년 오롯이 고국 무대에 서기 위해 베트남으로 돌아왔다. 2005년에 베트남에서 유명한 랑동(Rạng Đông) 뮤직 센터의 전속 가수가 되면서 베트남인의 영혼을 사로잡는 가수로 자리를 잡게 됐다.

 

 

그녀가 베트남에서 사랑받은 것은 가수이면서도 20여년간 그녀의 베트남에서의 헌신적인 봉사와 아름다운 선행으로 감동을 주었다. 더욱이 코로나19를 맞아 2개월간 직접 음식을 만들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등 헌신적으로 봉사활동 도중 자신도 확진되어 안타깝게 했다.

 

그녀는 8월 15일 코로나에 확진되어 호찌민시의 자안 115 병원에 입원했다. 상태가 위중해져 쩌 라이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폐 경화 및 폐의 부분적 괴사로 심각한 합병증 등으로 2021년 9월 28일에 5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피늉의 사망 소식은 많은 국내외 팬들에게 놀라움과 안타까움, 슬픔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베트남 전역에서는 그녀를 애도하는 물결이 끊이지 않고 있다.

 

 

■ 미국인 아버지와 베트남 어머니 일찍 고아가 되다...미국서 가수 데뷔 후 귀국

 

가수 피늉은 1972년 전쟁 중에 남부 자라이(Gia Lai)에서 미국인 아버지와 소수민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어릴 적에 부모를 잃어 고아가 되었다. 피늉은 어린 시절부터 노래에 재능이 있어 가수의 꿈을 품고 있던 중에 17세인 1989년 미국 플로리다에 살고 있는 이모의 초청을 받아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가수의 꿈에 조금씩 다가가기 시작했다.

 

이민 초기에는 생존을 위해 온갖 직종에 종사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었으나 미국에서 가수활동을 하고 있는 베트남 국적을 가진 트리지 프엉 찡(Trizzie Phuong Trinh)을 만나게 되면서 연예계에 데뷔, 가수로서의 꿈을 이루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고국이 너무 그리웠다. 몸은 미국에 있었지만 마음은 항상 베트남을 향해 가고 있었다. 2005년 베트남으로 돌아온 그녀는 200여 장의 솔로 앨범과 그룹 앨범을 발매했다.

 

 

2005년에 랑동 뮤직 센터의 전속 가수가 되면서 베트남인의 영혼을 사로잡는 가수로 자리를 잡게 됐다. 또한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그녀만의 자선기금을 운영해 주목을 받았다.

 

매우 부드럽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유명한 가수 피늉은 2018년에 베트남 노동(Lao Động)신문이 주최한 2018 매화 어워드(Mai Vàng Award) 에서 포크 가수 부문에서 영예를 차지했다.

 

매화 어워드(Mai Vàng)는 봄이 되면 누구에게나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노란색 매화(hoa mai)을 비유하여 제정한 상이다.

 

■ 코로나19 봉사, 2개월간 직접 음식을 만들어 지원...고아들 절친 백만장자 입양시키기로

 

가수 피늉은 자선 활동을 하는 예술가로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외딴 곳이나 어려운 곳으로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백신 기금을 조성하는 캠페인에 적극 참여했다. 2개월 동안 자신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전염병 피해 취약계층의 지원에 나섰다.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자선 단체에 나갈 때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미국에 있는 하나밖에 없는 친딸과 재회하기 위해 미국으로 속히 돌아가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코로나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어 봉사활동을 지속했다.

 

그러던 중에 여러 F0 양성자들과 접촉하게 되면서 결국 본인도 코로나19에 걸려 8월 22일 미국 가는 비행 일정과 미국에서의 모든 공연을 취소해야 했다.

 

피늉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자신의 어릴 적 배경 때문인지 환경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항상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어 평소에도 예술 활동뿐만 아니라 인도주의 활동에도 적극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자신이 낳은 미국에 있는 친딸 외에도 베트남에서 무려 23명의 고아들을 입양하여 그들과 함께 살고 있다.

 

이러한 점들이 피늉이 베트남에서 존경받는 가수가 되게 한 것이다. 그녀의 사망 소식은 양어머니를 잃은 23명의 고아들에게는 크나큰 슬픔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미국에 있는 베트남 교포이자 억만장자로 소문난 황 끼에우(Hoàng Kiều)가 피늉의 23명의 자녀를 입양하겠다고 발표했다. 황 끼에우는 1944년생으로 베트남 꽝찌(Quang Tri)에서 태어난 베트남계 미국인 사업가로 억만장자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2020년에 그는 92억 9000만 달러(약 11조 1108억 4000만 원)의 재산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억만장자 300위 안에 들었다.

 

뒤이어 피늉의 절친 가수인 트리지 프엉 찡도 그녀가 입양한 아이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피늉 소식을 전해준 김영신 아세안데일리 발행인은 "베트남의 ‘고아엄마’ 피늉은 하늘로 돌아갔지만, 그녀의 아름다운 사랑은 또 다른 아름다운 사람들에 의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베트남인의 피늉에 대한 사랑과 안타까움을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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