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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오랑 꼬레아의 100년,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 나왔다

한인과 한인기업의 성공 진출사...100년뿌리와 발자취 재발견 대역사

 

“사야 오랑 꼬레아(saya orang korea)=나는 한국인입니다.”

 

벌써 100년이다. 2020년은 한국인이 인도네시아에 발을 디딘 지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현지어로 한국인이라는 뜻의 ‘오랑 꼬레아’는 인도네시아 전역에 2만 5000명이다.

 

오랑 꼬레아의 100년(1920~2020)을 다룬 책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 편찬위원회 펴냄)가 출간됐다. 부제는 ‘한인과 한인 기업의 성공 진출사’다.

 

■ 1호 입국 장윤원 선생-인도네시아 독립 영웅 양철성 등 한인들 발자취 찾아

 

2019년 8월 편찬위원회 출범 후 1년 반 만의 대장정 끝에 출간됐다. ‘한인 사회의 역사를 바로 세운다’는 일념 하에 한인들의 발자취를 좇았고, 현장을 확인했고, 인터뷰를 반복했다.

 

 

책은 1920년대부터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인 초기 사회부터 한국인들과 한국 기업들의 성공적인 스토리와 한인 사회의 실제적인 조명을 시대별 역사별로 다뤘다.

 

해방 전후의 ‘고난사’를 거쳐 1960년 국가기관 진출에 힘입어 ‘한인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사’로 이어졌다. 성공한 기업에 대한 역사가 씨줄과 날줄로 촘촘히 엮어졌다.

 

그 과정에서 의미 있는 발견도 있었다. 우선 인도네시아 명문 아뜨마자야대학교 공동설립자는 최초의 한국인 장윤원의 후손인 장순일이었다. 3.1 운동 이후 수배를 피해 1920년 9월 20일 망국민의 신분으로 자카르타에 한국인으로 첫발을 디딘 이가 장윤원(1883~1947) 선생이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해외독립운동사의 획을 그은 ‘고려독립청년당’과 이억관 그리고 인도네시아 독립 영웅으로 재평가받은 양칠성과 인도네시아 연극영화계의 대부가 된 허영을 알게된 것도 뜻깊다.

 

■ 코데코-코린도-미원-CJ-LG-삼성-현대 등 한인사는 기업 진출사

 

한인 기업의 성공진출사도 도드라진다. 1960대 이후 적도에 온 한인들은 밤낮없이 비지땀을 흘리며 새로운 사업의 터전을 닦고 기업을 일구었다. 한인사는 말 그대로 개척사이기도 하다.

 

 

1968년 한국 최초 해외투자 1호 ‘한국남방개발주식회사’(코데코, KODECO)가 칼리만탄에 진출했고, 이듬해에는 대표적인 한상기업 코린도(KORINDO) 그룹이 설립되었다. ‘코리아’와 ‘인도네시아’가 합쳐진 사명을 갖고 있는 이 회사는 현재 인도네시아 합판의 4분의 1을 생산한다.

 

1973년 한-인도네시아 정식 수교 이후 ‘한국 해외생산 플랜트 수출 1호’ 대상(당시 미원)의 현지공장 건설, 1981년 코데코의 한국 최초 해외유전개발사업인 서마두라 공동개발로 이어졌다.

 

분야도 초기 에너지 자원, 식품, 섬유, 신발에서 전기전자, 철강 등 확대 발전하고 있다. 세계 최대 라이신 생산기업 CJ, 포스코가 투자한 철강기업 크라카타우포스코, LG전자와 삼성, 포스코, 롯데, 한국타이어, 현대자동차 공장 진출 등 한국 기업 인도네시아 성공 진출 역사는 눈부시다.

 

2020년 기준 한인기업만도 2200여개로 현지인 100만 명여의 인력을 고용하며, 인도네시아 경제의 한 축을 당당하게 담당하고 있다.

 

 

■ 한-인니, 특별 전략적 동반자...K-POP-K-DRAMA 등 ‘한류’ 교두보

 

한-인도네시아는 2017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의 자카르타 방문 후 선언한 신남방정책으로 다시 점프했다.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서 최초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었다.

 

인구 2억 7000명으로 세계 4위인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경제 규모 1위다. ‘2025년까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다’ 목표로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다.

 

빌보드 싱글차트에 오른 방탄소년단과 걸그룹 블랙핑크로 대표되는 K-POP에 열광하고, ‘대장금’으로 대표되는 K-DRAMA의 인기도 폭발적인 ‘한류’ 교두보인 인도네시아는 ‘형제국’ 같은 우애로 함께 한국과 동행 중이다.

 

인도네시아 한인진출 100년사를 조명한 이 책이 더욱 소중한 것은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직접 썼다는 것이다. 한인사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뿐만이 아니라 현지 경험이 생생하게 녹아있다.

 

"선각자들에 대한 헌정사"(김문환 재 인도네시아한인회 자문위원, 집필자), "한인 기업들의 성공진출사"(신성철 뉴스미디어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집필자)  등 511쪽 책 페이지마다 전세계 어느 나라 재외동포보다 더욱 끈끈하고 가깝다는 공동체 정서와 자부심이 배어 있다.

 

100년사 말미 원로들에게 듣는다는 별책부록에서 1971년 인도네시아에 입국한 인니동화 이승민씨의 증언이 찡하다. “현지인들에게 ‘어디서 왔느냐’ 질문을 많이 받았다. ‘꼬레아’가 어디 있는 나라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항상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나라라고 설명해주었다.”

 

 

이 책 편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2일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현지 대사관 1층 강당에서 박태성 인도네시아대사 , 박재한 한인회장, 임성남 아세아대표부 대사, 양영현 신기협 전 한인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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